한밤중 빗속 뚫고 사격장으로

지난 28일 오후 11시41분, 자정에 가까운 시각에 이례적으로 자행된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 소식은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무력시위 촬영 상황 대기를 위해 동해로 향하던 국방일보·국방TV 긴급취재단의 발걸음을 조급하게 만들었다. 다음날 새벽 정도로 점쳐졌던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예상외로 한밤중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긴급취재단은 북한의 도발징후가 농후했던 지난 한 주 동안 2박3일간 동해안 현장에 대기한 것을 포함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국내외 언론을 포함한 전 세계인의 이목이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한미 양국의 무력시위에 집중되고 있는 터라 그 순간을 사진과 영상으로 완벽히 담아내야 했다.

 29일 새벽 3시 동해안 사격장 도착

긴급취재단이 강하게 내리는 비를 뚫고 한밤중 220여㎞를 달려 동해안 사격장에 도착한 시각은 다음날인 29일 새벽 3시경. 미사일 발사가 예정된 해안가 사격장에는 이미 한국군의 현무-2와 미 8군의 ATACMS(에이태킴스) 지대지 탄도미사일이 발사대기 상태로 위치해 있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아가며 사전에 정해둔 촬영 지점에 무선동조 카메라를 포함한 촬영장비를 신속하게 설치했다.

 29일 오전 5시45분, 에이태킴스 미사일 발사

“사격 1분30초 남았습니다.” 현장 안내 장교의 통신 전달에 취재진은 발사대로 온 신경을 모았다. “30, 29, 28, 27…5, 4, 3, 2, 1” 발사 카운트다운이 진행됐다. 북한의 도발이 있은 지 6시간 만인 29일 오전 5시45분. 어스름하게 여명이 밝아오곤 있지만 여전히 어두운 새벽, 에이태킴스 미사일 한 발이 먼저 약 45도의 각도로 동해를 향해 힘차게 발사됐다. 곧이어 현무-2 미사일 두 발이 동시에 붉은 섬광으로 주변을 환히 밝히며 상공으로 치솟았고 두 번째 에이태킴스 미사일도 그 뒤를 따라 동해안의 새벽을 갈랐다. 이번 무력시위는 지난 5일에 이은 두 번째 한미 연합 지대지 탄도미사일 동시 사격으로, 첫 번째(2발 발사)보다 화력을 배로 늘려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 개발과 탄도미사일 도발 야욕을 멈추지 않고 있는 북한 정권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여름휴가 시즌으로 숙소 잡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새벽 비상출동과 현장대기를 반복하며 발사 순간을 실수 없이 담아야 한다는 책임감과 부담감 속에 현장을 기록했던 국방일보 사진기자와 국방TV 영상촬영기자들의 노력의 결과물인 사진과 영상은 국내외 언론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한몫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