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첨단장비에 가짜 부품이 사용됐는데도 군 당국은 10년 넘게 이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오늘 첫 소식은 전기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3차원 레이더로 적의 함선을 탐색하는 유도탄 고속함, '윤영하함'.

고성능 음향 탐지기로 대잠수함 작전을 수행하는, '인천함'.

우리 군의 차기 전투함들입니다.

이 전투함들의 레이더 등에서 나는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방열팬이 엉뚱한 제품인 걸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한 방열팬 납품업체는 값싼 대만산 부품의 상표와 품질 보증서를 위조해 프랑스산 부품으로 속여 납품했습니다.

대부분의 방위산업체들은 세계적으로 성능을 인정받은 프랑스산을 쓰도록 설계 단계부터 반영돼 있습니다.

◀ 방위산업체 관계자 ▶
"일부는 라벨 붙여서 납품한다 하더라고요. 라벨이 그렇게 붙어 있으니까 그 제품인 줄 알죠."

이런 식으로 지난 2004년부터 납품된 대만산 방열팬은 10만여 개로 14억 원어치입니다.

해군의 주요 함정뿐 아니라 군 위성통신장비, 육군 자주포 탄약 운반차에도 장착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 노주영/경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장 ▶
"10여 년 동안 가짜 부품이 계속 납품되고 있는데도 군수업체에서 확인이 안 됐고 세밀한 검증 없이 계속 납품을 받아왔던 겁니다."

경찰은 사기 혐의로 방열팬 납품업체 대표 이씨를 구속하고, 대만산 부품이 쓰인 장비에 문제가 없는지 군 당국에 조사를 의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