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사입니다.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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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C.php?mbsC=bullpen&mbsIdx=2198538&cpage=4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는 선생입니다.
또 가르치는 것도 너무 좋아합니다.
그래서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저녁 9시에 퇴근하는 학교 생활은 고되긴 하지만
즐거운 일입니다.
다만, 한 번씩은...
제가 학교 다닐 때와는 너무 다른 아이들의 행동에 힘이 쭉 빠져버립니다.
요즘 교무실 청소 문제, 물 심부름 문제 등... 시끄러운 일이 많습니다.
그런 일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닙니다만,
그냥 저는 아이들 시키는 것이 왠지 모르게 민망합니다.
다른 선생님들 말씀을 들어보면 교육의 일환이라고 하시는데,
아침에 교무실 청소하러 온 아이들 보면 괜히 미안해집니다.
그래서 학교 안에 돌아다니다가 쓰레기 보이면 제가 줍습니다. 아이들 시키지 않습니다.
들고 가다가 아이들 만나면 버리라고 주지 않습니다.
또 단 한 번도 수업 끝나고 아이들 칠판 지우게 한 적도 없습니다.
그렇지만 아쉽습니다.
제가 쓰레기를 줍는 것을 보면서도 주위에 쓰레기가 널렸는데 같이 줍는 학생이 없습니다.
분명히 반마다 칠판 지우는 당번이 있는데도 나와서 같이 지우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도와주지 않아서 섭섭한 게 아닙니다.
아이들의 행동에서... 교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느껴져서 서글픕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사로서 자격이 없는 선생들도 있다는 것에 열을 올리고 계시지만,
교사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선생들도 많다는 것은 외면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저는 여느 때처럼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저녁 9시에 퇴근했습니다.
너무 피곤해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잠이 들어 새벽 1시 30분에 일어났습니다.
제가 알람을 맞추고 잠을 깬 이유는 오늘 친 모의고사를 내일 풀이해주기 위해서입니다.
제 월급은 200만원 정도입니다. 사실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각종 수당 다 포함해서 200만원이 못 됩니다.
교사는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돈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야 합니다.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교사 집단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악순환이 될 뿐입니다.
교사에 대한 부정적인 말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이이들에 대해 정말 해야할 일만 하고 그 외의 일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외면하는 교사가 영리한 것이 되어버립니다.
학교에서 교사는 아이들의 부모입니다.
교사를 비난하기보다는 오히려 잘하는 교사를 칭찬하고 그런 교사가 더 많아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자야겠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잘 보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