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107991?sid=104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 데 합의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대한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결정했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지 나흘 만인 지난 2월28일 공식적으로 EU 가입을 요청했고 4개월 만에 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았다.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옛 소련에 속했던 조지아와 몰도바도 잇따라 EU 가입을 신청했다. EU 정상들은 조지아의 경우 잠재 가입 후보국으로 분류키로 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역사적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오늘은 여러분이 EU로 향하는 길에 있어 중대한 단계"라고 축하를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트위터에 "아주 특별하고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EU에 있다"고 썼다.
우크라이나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후보국 지위를 얻었지만 정식 회원국 자격을 얻는 데까지는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U 가입을 위해서는 신청, 공식 가입 후보국 지위 획득, 정식 가입 협상 진행, 승인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 또한 EU 27개 회원국 정부가 모두 동의해야만 가능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번 결정으로 EU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한층 더 강해질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와 몰도바가 최종적으로 EU 회원국이 되기 위해 "법치, 과두 정치, 반부패, 기본권 등의 영역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앞서 집행위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후보국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당시 집행위원회는 회원국이 되기 위한 6가지 요건도 제시했다. 반부패에 대한 수사ㆍ기소 확대, 자질을 갖춘 판사를 뽑을 수 있는 법률의 시행, 과두 집권층의 영향력 제한 등이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개혁 조건들이 실행되기 전까지 공식 협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집행위가 올해 말 요구조건 이행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기 때문에 사실상 EU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은 연내 시작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보스니아 등 오래 전에 EU 가입 신청을 하고도 아직까지 가입은 커녕 가입 논의도 시작 못한 국가들이 적지 않다. 북마케도니아의 경우 2005년 말 가입 후보국 지위를 얻었지만 아직까지 가입 협상을 시작하지도 못 했다.
북마케도니아 디미타르 코바체프스키 총리는 북마케도니아의 EU 가입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것에 불만을 나타냈다. 알바니아의 에디 라마 총리도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라마 총리는 "내가 계산을 잘못 하지 않았다면 북마케도니아는 17년째 EU 가입 후보국이고, 알바니아도 8년째"라며 "(같은 상황에 처한) 우크라이나를 환영한다"고 비꼬았다. 우크라이나에 아직 EU 가입까지 갈 길이 멀다며 환상에 빠지지 말라고 조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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