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로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소방관이 퇴임 후 업무로 인한 각종 질병과 장애로 고통받고 있는데도 국가유공자(공상군경)로 인정받지 못해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 창원시에 사는 정봉식(59)씨는 2년 전인 2020년 6월 소방관에서 은퇴했지만, 현역 시절 과로로 인한 부정맥과 무릎연골 파열, 스트레스성 외상 증후군 등 10가지 병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부정맥은 2천926일간 공무상 상해로 인정됐고 고혈압, 녹내장, 망막 폐쇄증 등은 부정맥으로 인한 합병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왼쪽 연골파열은 90일간 공상으로 인정받았고 스트레스 외상증후군으로는 장해자로 등록된 상태입니다.
키 184cm에 태권도 4단, 복싱 경력 20년, 해병대 복무 등으로 누구보다 건강한 체격과 체력을 가졌던 그는 현재 부정맥 때문에 1주일에 1~2번 정신을 잃고 쓰러지고 있으며 무릎연골 파열로 목발 신세를 지고 있다고 합니다.
27년 소방관 복무 후 받는 연금의 대부분을 치료비로 사용하고 있는 그는 국가유공자 심사에서 이미 한차례 탈락했으며, 서류를 추가해 신청한 두번째 심사는 1년이 넘도록 진행도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정 씨는 오늘(15일) "부정맥은 8년간 공상을 인정받아 3번의 수술과 치료를 했지만 완치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고 스트레스 외상 증후군은 업무로 인한 질병임이 인정돼 장해자로 등록됐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화재 출동 중 다친 왼쪽 다리는 두 번의 수술에도 전혀 호전되지 않아 걷기가 힘들고, 잦은 야간 업무로 생긴 불면증 때문에 25년 전부터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자지 못하고 수면제를 복용해야 2시간 정도 잘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여러 질병이 업무와 관련 있다는 의사들의 소견서가 있음에도 국가보훈처는 질병과 업무 연관성을 전혀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보훈처의 국가유공자 인정기준이 부정맥의 경우 하루 심장발작이 100번 이상 생겨야 하고, 스트레스 증후군으로 인한 불면증은 30년간 1초도 자지 않아야 한다고 하는데 누가 이런 엉터리 기준을 만들었느냐"고 따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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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는 그러나 정 씨가 정부에 의해 오랫동안 공상 처분을 받아왔고 여러 증거 자료들이 있음에도 왜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지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또 정 씨가 지적한 부정맥과 불면증의 황당한 기준이 실제 존재하는지 대해서도 해명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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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씨는 "일반 소방관보다 월등한 체력으로 15년간 기피 부서인 구급대원 생활을 하며 산과 고층 빌딩에서 수천 명의 환자들을 업고 뛰어다녔다. 그러나 이제는 왼쪽 무릎 연골 파열로 자주 넘어져 머리가 터지고 목에도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정봉식 씨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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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해 헌신했는데 헌신짝 취급"…퇴역 소방관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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