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C.php?mbsC=bullpen&mbsIdx=3346558&cpage=6
#1. 지방 소재의 A복지단체는 최근 푸드뱅크를 통해 CJ제일제당(097950)의 해찬들 쌈장 수십박스를 기부받았다. 그런데 유통기한을 살펴보니 사흘도 채 남지 않은 제품이었다. 쌈장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다 먹는것도 아닐뿐더러,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해당 물품을 전달하는 기간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물품을 전달할때는 이미 유통기한이 지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A복지단체는 이런 물품이라면 오히려 처치 곤란이라며 하소연했다.
#2. 서울에 살고 있는 박상희(가명)씨는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푸드뱅크로부터 롯데칠성의 음료수 한박스를 지원받았는데, 이 음료수 유통기한이 바로 당일까지였다. 박씨는 “도대체 이 음료수를 어떻게 하루만에 다 먹느냐”며 “기업들이 세금 혜택까지 받는데, 푸드뱅크가 재고떨이하는 곳으로 활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식음료 업체들이 사회공헌 일환으로 복지단체에 먹거리를 기부하면서 유통기한이 얼마남지 않은 제품을 대거 기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들이 기부하는 제품들은 종류도 다양하다. 쌈장부터 시작해 케첩, 마요네즈, 율무차, 햄, 밀가루, 식용유, 어묵 등 다양한데 기부물품으로 사용되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제품들이다. 길게는 한 달 정도 유통기한이 남은 제품들도 있지만, 이 제품들을 한 달내 다 소진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B 사회복지단체의 경우도 대기업 식품회사로부터 받은 케첩, 마요네즈, 참깨 100여박스 중 상당수가 유통기한이 임박했거나 이미 지난 제품들이었다.
한 복지단체 관계자는 “식음료 제품들 대부분이 유통기한이 몇일 남지 않은 제품들이 수십박스씩 기부된다”며 “금방 유통기한이 지나버려서 누구도 도와줄 수 없고 오히려 폐기처분하는 게 더 큰 일”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들이 복지단체들에게 물품을 기부하는 이유는 ‘사회공헌’을 했다는 생색을 낼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세금 감면 혜택을 받는 것이 더 큰 이유다.
현행 세법상 기업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교육, 종교, 병원등에 지출하는 기부금 또는 기부물품은 한도(법정기부금은 세전이익의 50%, 지정기부금은 5%) 내에서 5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선 어차피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물건들을 사회공헌으로 물품을 대거 기부하면서 이를 활용해 세금도 감면받고 재고떨이까지 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대해 롯데칠성과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유통기한이 최소 3주에서 한 달 이상 남은 제품을 보내는데, 푸드뱅크에서 분배하는 과정에서 시일이 너무 오래 걸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유통하는 과정까지 걸리는 기간을 감안해 기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유통기한이 한달 정도 남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분배하는 과정에서 일정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유윤정 기자 yo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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