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C.php?mbsC=bullpen&mbsIdx=3246902&cpage=4
사랑에 빠진 남자는 말이 많아집니다.
특히나 그녀 앞에서 재잘재잘 말이 많아지죠.
가족, 친구 이야기부터 어젯밤 먹은 저녁 반찬 이야기까지
그러다보면 어느 새 당신의 생활패턴, 주변 인간관계까지
그녀에게 훤히 노출이 됩니다.
"이 시간엔 이 남자가 누구랑 있겠군
지금쯤이면 이남자가 뭐하고 있겠군"
등등등
당신이 결혼상대자를 고르는 여성이라면
이런 남자가 좋은 남자입니다.
예측 가능한, 동선이 뻔한 남자가 결혼하기 좋은 남자죠.
하지만,
당신이 여성을 유혹하고픈 남성이라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당신을 이미 파악해버린 그녀는 당신이 불안하지 않고
당신의 호감이 더 이상 감사하지도 않습니다.
모름지기 애정이란 것은
상대방의 나에 대한 마음이 불확실하고 간절할 때
자라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낌없이 주는 나무 스타일의 '좋은 오빠'들이 뻥뻥 차이는 거지요.
"단물빠진 좋은 오빠..."
그러니 최소한의 사생활은 지켜야 하는 겁니다.
미주알 고주알 그녀에게 다 털어놓지 마십시오.
당신은 그녀와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은 밑천 털리고 있는 것입니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언급한 것 처럼
적당한 거리감이 호기심을 이끌어 내고
그 호기심이 호감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보죠.
제가 소개팅에서 만나 서너 번 만남을 가진 여성분이 있었습니다.
제 이상형에 가까워 제 쪽에서 더 적극적이었지요.
때 마침 구하기 힘든 야구장 티켓이 생겨 같이 가기로 했었는데,
그 분이 몸이 안 좋아 파토를 내셨습니다.
할 수 없이 시커먼 룸메놈이랑 다녀 왔는데요.
그 날은 일부러 따로 연락도 안 드리고
다음 만남에서도 야구장의 '야'자도 입에 안 올렸습니다.
그러니 먼저 물어보시더군요.
야구장 재밌었냐
미안하다면서 누구랑 갔냐고 물어보시는데
일부러 살짝 당황한 척 얼버무리면서 아는 동생이랑 다녀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슬쩍 화제를 돌렸죠.
그리고 식사 도중에 온 카톡을
슬쩍 확인만 하고 얼른 주머니에 집어 넣으니
도도하기 짝이 없던 이 분, 처음으로 누구냐고 물어 보시더군요.
그렇게 조금씩 제 쪽으로 흐름이 넘어왔습니다.
오롯이 자기에게만 집중되어 있을 거라 생각한 관심이
어쩌면 다른 누군가에게도 향해 있을 거라 생각하니
제가 조금은 간절해지기 시작했겠죠.
마치 득점만 할 줄 알았던 서태웅이 패스를 시작하면서
복잡해져 버린 정우성의 머릿속 마냥,
(슬램덩크 23권 참조)
'누군가의 존재'를 의식하기 시작한 그녀의 머릿속 역시 복잡해 지기 시작합니다.
연락이 좀 뜸 하다던가 카톡답이 좀 늦는다던가
예전 같으면 별 신경쓰이지 않았던 일들이
'야구장 기지배' 때문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하고
저의 연락이 기다려지기 시작하네요.
그렇게 무럭 무럭 애정이 싹트기 시작하는 겁니다.
즉,
몇번의 만남과 당신의 깨알 같은 수다로
상대방이 당신에 대해 어느정도 파악이 되었다고 믿을 때 즈음,
판을 한 번 흔들어 주는 겁니다.
굳이 위와 같은 예가 아니더라도,
만날 시간을 정할 때,
"아, 그 날은 아는 동생 생일이라."
"아, 그 날은 술약속이 있어서"
"아, 그 날은 동아리 모임이 있어서"
등등 자연스레 애매한(?) 당신의 일정을 밝혀 두고
그 날 만큼은 연락을 하지 마십시오.
그녀가 맘껏 당신의 하루를 상상하게 내버려 두세요.
당신에게로 흐름이 넘어올 가능성이 많습니다.
자,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은,
속 보이게 다른 여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던지
뻔히 보이는 질투심 유발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진정성을 의심 받거나 바람둥이로 몰릴 수 있죠.
그러니, 심증만 남기고 물증은 남지기 마십시오.
'여자'라는 것을 강조하기 보다는
'친구'나 '아는 동생'등의 성별이 애매모호한 호칭을 쓰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굳이 먼저 얘기 꺼내지 마십시오.
'나는 굳이 이 얘기를 꺼내서 오해를 만들고 싶지 않다'
라는 스탠스를 취하셔야 합니다.
위의 예에서도 여성분이 먼저 묻지 않으셨다면
제가 먼저 얘기 꺼내서
아는 동생이랑 다녀왔느니 어쩌니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냥 품고 있다가 기회가 왔을 때 쓰는 거죠.
그리고 얕은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거짓말은 들키기 마련이고
거짓말로 시작된 인연은 '거짓 인연'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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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하게 마무리 하니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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