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가격이 2019년 새해에도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육계협회가 발표하는 시세에 따르면 치킨전문점에서 많이 사용하는 9∼10호 닭고기 1㎏은 지난 3일 기준 4231원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육계는 무게에 따라 100g 단위로 5~16호까지 세분화 되어 있는데요. 중간 크기인 9호는 무게가 851~950g, 10호는 951~1050g인 것으로 16호가 가장 큽니다.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4일 3308원보다 923원(27.9%)이나 껑충 뛴 것입니다.
◆연초에도 닭고기 가격 고공행진…일시적인 수급 불균형
닭고기 가격은 지난달 6일 3500원을 넘은 후 같은 달 17일 4000원을 넘겼고, 한 달째 상승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입니다.
한 관계자는 "연말에는 크리스마스나 송년회로 닭고기 소비가 늘어나 가격이 오르곤 한다"면서도 "연초가 되면 수요가 줄고 가격이 꺾이리라고 생각했는데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한파의 영향으로 닭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일시적으로 수급 불균형이 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양계장 난방에도 한계가 있다"며 "날씨가 추우면 닭의 성장이 더뎌지고, 원하는 크기에 미치지 못하면 출하가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파 때문에 닭고기 출하가 늦어지면서 수요와 공급 사이에 일종의 '병목현상(bottleneck)'이 발생해 가격이 올라갔다는 시각입니다.
올겨울 AI가 자취를 감춘 것을 원인으로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수년째 겨울마다 AI가 발생해 많은 양의 닭을 살처분했고, 그때마다 닭고기 수요가 급감하면서 가격이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닭고기 기피가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정부 한 관계자는 "3년 연속 AI가 발생할 때마다 소비가 위축되는 경향이 있었으나, 올해는 AI가 발병하지 않은 게 연말 수요와 맞물리면서 수요 호조에 기여했다"고 말했습니다.
◆본사로부터 납품받는 신선육 가격 6000원 육박…점주들 어려움 호소
닭고기 가격이 뛰면서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정한 가격은 함부로 바꿀 수 없는데,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신선육 가격이 6000원을 돌파하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국내 한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점주들에 제공한 신선육 가격은 지난달 초 5200원에서 연말 5250원으로 오르더니, 새해 들어서는 585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또 다른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 역시 신선육 납품 가격이 5800원으로 6000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상승, 경기불황으로 허덕이는 자영업자들이 설상가상으로 원가 상승에 힘겨워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내 치킨전문점은 이미 포화 상태입니다. 치킨집은 생계형 창업으로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업종으로 꼽히는데요.
특히 프랜차이즈를 통해 손쉬운 창업이 가능해지면서 노후 대비가 부족한 은퇴자들이 전문성과 큰 자본 없이 차릴 수 있어 한때 각광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배달 대행업체 사용, 배달 어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한 마케팅 비용 등 추가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193원 벌 때 치킨집 37원 밖에 못 벌어…가맹점·종사자 감소세
2017년 치킨집 가맹점 수와 종사자 수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돈벌이도 편의점의 30% 수준에 그쳤는데요.
통계청의 '2017년 기준 서비스업조사 잠정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5개 주요 프랜차이즈 업종 가맹점 수는 18만1000개로, 1년 전보다 6.6%(1만1000개) 늘었습니다.
편의점(4만개), 한식(2만8000개), 치킨집(2만5000개) 등 3대 업종 가맹점 수가 9만3000개로 전체의 51.3%에 달했는데요.
가맹점 종사자 수는 66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8.6%(5만3000명) 증가했습니다.
프랜차이즈 매출액은 55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3%(6조9000억원) 늘었습니다. 가맹점당 매출액은 3억490만원으로 7.2% 불어났습니다.
편의점(19조3000억원), 한식(8조원), 치킨집(3조7000억원) 등 3대 업종 가맹점의 매출액이 31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56.6%를 차지했습니다.
술집과 치킨집은 매출액이 소폭 증가했지만 가맹점 수와 종사자 수는 동반 감소했습니다.
술집의 경우 매출액이 1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3% 증가했으며, 가맹점당 연 매출액은 7개 업종 중 가장 적은 1억4000만원에 그쳤습니다. 가맹점 수와 종사자 수는 각각 1만2026개, 3만296명으로 5.5%, 5.8% 감소했습니다.
치킨집 매출액은 1년 전보다 7.1% 늘었고, 가맹점당 연 매출액은 술집에 이어 두 번째로 적은 1억5000만원이었습니다. 가맹점 수와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2.8%, 3.7% 쪼그라들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까지 치킨 판매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무한 생존 경쟁 시대가 됐다"며 "치킨집 등 자영업자와 골목 상권을 되살리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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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치킨집 손님 꽤 있었던 거 같은데 왜 망했을까?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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