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6.27

지난 1일 오전 1시 20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역 인근 주점에서

약을 탄 술을 먹고 정신을 잃은 강모(36)씨를 최모(36)씨 등이 업어 납치하고 있다.

"부자인줄 알고 납치했는데 무직에 16만원 전재산"

"카드 비밀번호가 뭐야?"

강 모씨(36)가 정신을 차렸을 때 두 남성이 목에 흉기를 들이대며 물었다. 강씨는 그제야 온몸이 의자에 묶인 자신을 발견하고 납치된 사실을 알아차렸다. 두 남성 중 1명이 전날 밤 자신과 함께 소개팅에 나선 최모씨(36)였기 때문이다.

강씨는 지난달 31일 저녁 8시쯤 한 조건만남 사이트에 접속했다. 그는 여기서 최씨를 알게 됐다. 두 사람은 3시간 뒤 신논현역에서 2대 2 소개팅을 갖기로 하고 최씨가 불러낸 여성 2명을 함께 만났다.

기 분 좋게 술잔이 오갔다. 하지만 소개팅은 최씨가 강씨를 납치하기 위해 던진 미끼였다. 최씨는 강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술잔에 준비해온 동물마취제 두 방울을 떨어뜨렸고, 자리로 돌아와 술잔을 비운 강씨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만난 지 2시간 남짓된 지난 1일 오전 1시25분. 최씨는 역시 같은 사이트를 통해 알게 된 조모씨(38)가 준비한 차량에 강씨를 태웠다. 이후 이들은 자신들이 미리 임대해 놓은 서울 창동의 사무실로 강씨를 끌고와 의자에 묶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아무리 강씨를 털어 봐도 강씨에겐 지갑에 있던 16만원 현금이 전부였다. 강씨의 카드 현금서비스 한도도 90만원에 불과했고 직업조차 없었다.

조건만남 사이트에서 돈이 많은 것처럼 온갖 '허세'를 부리던 강씨를 범행대상으로 삼았던 최씨와 조씨는 당황했다.

결 국 두 사람은 강씨의 아버지에게 몸값을 요구하기로 하고 강씨의 손과 발을 청테이프로 묶어 다시 차량 트렁크에 실었다. 하지만 강씨는 피부가 찢겨나갈 정도로 온힘을 쏟아 입으로 청테이프 매듭을 뜯었다. 마침내 그는 지난 2일 오전 3시30분쯤 서울 양재대로에서 정차한 차량 트렁크 문을 열어 탈출했다.

탈출에 성공한 강씨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려다 지나가던 순찰차량을 발견하고 두 사람을 신고했다. 며칠 뒤 최씨와 조씨는 결국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유흥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가 탔던 차량 트렁크는 안에서도 쉽게 열수 있게 설계돼 탈출이 가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 울 서초경찰서는 27일 강도상해 혐의로 최씨와 조씨를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사용한 동물마취제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현행법 위반은 아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며 "소개팅에 나선 여성 2명은 범행사실을 전혀 몰랐고 최씨가 일당 10만원에 고용한 알바였다"고 말했다.

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clusterview?rMode=list&cSortKey=depth&allComment=T&newsId=20140627060109130&clusterId=1209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