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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손으로 제 얼굴을 감싸쥐고는 제 눈을 지극히 바라봅니다.
그녀는 오늘 몸에 달라붙는 원피스에 힐을 신어서 그런지, 저와 눈높이가 비슷합니다.
신나는 노래소리는 어느덧 귀에 들어오지 않고, 그녀와 저만이 이 공간에서 멈춰있습니다.

그렇게 조금씩 두 얼굴이 가까워지고, 이내 두 남녀가 눈을 감고 클럽 한가운데서 입을 맞춥니다.
클럽안에서 키스하는 사람들을 볼때마다 꼴불견이라고 생각하고 욕하던 저였지만,
이런일을 직접 겪으니, 꽤나 짜릿하더군요. 그렇게 한곡이 끝날때까지, 가만히 서서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며 키스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곡이 바뀌며 눈을 뜨고 입을 떼자 그녀와 저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미소를 지으며 웃습니다.

구름 - "누나, 완전 선수네요?"
ㅊㅈ - "너야말로 선수지, 밀당의 귀재야, 내가 먼저 다가가게 만들다니."
구름 - "내가 뭘 어쨌는데요?"
ㅊㅈ - "근데, 이제 좀 친해진거라서 정색하고 화내는거 안하는거야? 그 사람이랑은 다르게?"

지난번 처음 만났을때 들었던 엉덩이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나봅니다.
아직도 그 이야기를 생각하고 있다니, 그때 임팩트가 강했네요....

구름 - "아니, 그건 처음만난 사람이 갑자기 엉덩이를 잡으니까 그런거고...."
ㅊㅈ - "그럼, 두번째 만난 사람이 키스를 하는건 괜찮은거야?"

뭐라 말해야 할까... 순간 고민을 합니다...

구름 - "아니, 그사람은 내가 관심이 없던 상대잖아요."
ㅊㅈ - "잘 안들려 뭐라고 하는거야."
구름 - "아니, 그사람은 내가 관심이 없던 상대라구요."
ㅊㅈ는 계속 안들린다고 합니다.

결국, ㅊㅈ의 손을 잡고 클럽밖으로 나왔습니다.
뜨거운 클럽의 열기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이네요.
근데 저쪽에서 제 동기와 ㅊㅈ의 일행중 하나가 열심히 물고빨고를 하고있습니다.

ㅊㅈ와 저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크게 웃으며 편의점에서 마실것들을 하나씩 사서 나왔습니다.

ㅊㅈ - "그래서 아까 뭐라고 했ㅇ어? 하나도 안들려 노래소리가 너무 커서"
구름 - "아니에요 몰라도 되요."
ㅊㅈ - "아 뭐야, 빨리 말해줘 두번째 만난 사인데 키스한거는 괜찮냐니까?"
구름 - "아 좀 조용히좀 해요..."

말을 안해주자 그녀는 계속해서 집요하게 늘어지기 시작했습니다.

ㅊㅈ - "알려줘알려줘알려줘알려줘"
구름 - "아 그게 아니라, 그사람은 내가 관심이 없었다구요."
ㅊㅈ - "그게 무슨뜻인데?"
정말 몰라서 묻는건지, 그녀의 얼굴을 보니 두눈을 의도적으로 크게 뜨고 답을 기다리는듯한 제스쳐를 취하고 있습니다.

전 담배를 한대 꺼내물고 불을 붙이고 말을 이어 나갔습니다.
구름 - "아니, 그사람은 처음본 사이 이기도 하고, 또 제가 관심이 전혀 없었으니까 그렇게 싫어했죠."
ㅊㅈ가 또 눈을 동그랗게 치켜뜨며 묻네요
ㅊㅈ - "그럼 나랑은 왜그랬어? 응?"
구름 - "아니, 조명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술도 마셨고...."
ㅊㅈ - "그럼 뭐야 술마셔서 술기운에 나랑 그렇게 비벼대고 키스까지 했어?"
비벼대다니... 비벼대다니....
적잖케 당황스럽습니다

그녀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컸는지, 맞은편에 있던 여자애들이 보고 웃습니다.

재빨리 그녀를 데리고 조금 더 구석진 곳으로 이동하고 말을 이어나갑니다.

구름 - "아니, 그런게 아니라... 꼭 그걸 말을 해줘야되요?"
ㅊㅈ - "응 말해줘, 상대방 생각은 말을 안하면 알 수 없잖아?"
이 말은 그녀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그런 대사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은 말을 하지 않으면 절대 알수 없다고..

구름 - "솔직히 누나 첫인상은 그냥 그랬는데 먼저 번호 찍어주고 나서 연락하다 보니까 호감이 좀 생겼어요,
그리고 오늘 봤는데 좀 이뻐보였고. 그런데 아까 그렇게 춤 추면서 좋았고."

솔직히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누나가 웃으면서 대답하네요

ㅊㅈ - "솔직히 너 처음봤을때 트레이닝복바지 입고 담배피고있는거 보고 껄렁한 앤줄 알았는데, 파전집에서 이야기하다 보니까 첫인상이 다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번호 찍어간거야. 그리고 오늘 만나려고 했는데 니가 친구들이랑 논다길래 나도 친구들 불러서 홍대에서 놀다가 연락한거구, 오늘 신경써서 입은거야."

그렇게 그녀도 저에대한 느낌을 말하네요.

ㅊㅈ - "그런데 오늘 너랑 친구들 딱 바에 들어왔는데 깔끔하게 차려입은 모습 보고 솔직히 좀 달라보였어, 그때부터 계속 눈길이 가더라구."

역시 99번 편한옷 입어도 1번 정장 입으면 인상이 바뀌는게 맞나봅니다. 깔끔하게 입은 모습이 여자들에겐 제일 좋아보이나봐요.

그렇게 서로 술기운에, 밤에 취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눈을 마주봅니다.

그때 그녀가 말합니다.

"우리 그만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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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만 갈래?"

그녀의 그 말은 제 심장을 쿵쾅거리게 만들었습니다.
술마셔서 빨라진 제 심장박동은, 그녀의 그 말과 함께 더욱 더 크게 뛰기 시작하여 그녀에게 들리지 않을까 걱정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그녀도, 저도 말이 없습니다.

그녀가 다시 말합니다.

ㅊㅈ - "애들 기다리겠다 다시 들어가자"
이 말과 함께 제 손을 잡고 일어서서 클럽으로 걸어가는 그녀,
전 아직도 말이 없습니다.

그렇게 클럽앞까지 돌아오는 길,
그 가까운 길을 걷는동안 수많은 생각들을 합니다.

클럽 앞, 도장을 보여주고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줄에서 그녀에게 말합니다.
구름 - "누나, 여기 잠깐만 있어, 들어가서 내가 짐 챙겨올게."
VIP 팔찌를 보여주고 들어가, 테이블에 있는 그녀의 가방과 자켓을 챙겨옵니다.
테이블 소파에 누워서 자던 동기가 잠에서 깨 어디가냐고 묻지만, 대답을 할 시간도 아깝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어디있는건지, 궁금하지도 않습니다. 전 바쁘니까요.

그렇게 나오자 그녀가 한 구석에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큰 키와 긴 생머리, 뒷모습은 누가봐도 엘프입니다.. 물론 앞모습은... 제 눈에는 괜찮았습니다.
사실 전 얼굴을 따지지 않거든요, 제 얼굴도 따지지 않는 여성을 찾구요.

그렇게 다가가 그녀의 자켓을 어깨에 걸쳐줍니다.
아무리 여름이 다가왔다고 해도, 새벽의 공기는 차가운가봅니다.

아까와는 다르게 조금은 머쓱한 저는, 또 담배를 꺼내 물고 괜히 동기들에게 문자를 합니다.
그러자 그녀가 핸드폰을 빼앗아 가 전원을 끄고는 자기 가방에 집어넣네요
ㅊㅈ - "이시간에 누구랑 그렇게 연락을 하려고그래!" 그러며 제 팔에 팔짱을 끼고 달라붙습니다.

한효주씨는 가슴이 없어도 까방권이라고 했나요??
한효주씨를 따라가기엔 턱없이 부족한 미모였지만... 비슷합니다. 그래도 까방권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걸었습니다. 십여분을.
하지만 전 머리속으로 엄청난 고민을 하고있었습니다.
불타는 주말 새벽에 빈방이 있는곳이 어디일까.... 과연 어디를 가야지 바로 올라갈 수 있을까....
신촌은 보나마나 풀방일테고, 합정은 없을테고....

택시를 잡고, 그곳으로 갑니다. 화곡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