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인터넷 공간이라고 함부로 악성댓글을 달았다간 직장을 그만둬야 할지도 모른다.

최근 실제로 한 신문 기자가 욕설 댓글을 올렸다가 누리꾼들에게 신상정보가 공개된 뒤 퇴사 위기에까지 처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8일 '도루왕강민호'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이 디시인사이드 야구 갤러리에 심한 욕설을 담은 글을 올렸다. "지X도 정도껏이어야지", "어쩌라고 X발 생XX아, 아오 보X 피냄새" 등의 댓글이다.

이 누리꾼은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악성 댓글을 달아왔다. 주로 야구갤러리와 두산베어스 갤러리에 욕설글을 올렸다.

입에 담지 못할 악성 댓글에 화가 난 다른 누리꾼들은 '도루왕강민호'의 아이디를 검색해 신상정보를 털기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악성 댓글의 주인공이 다름 아닌 모 경제신문의 정 모 기자였던 것.

기자가 욕설과 성적 농담을 담은 글을 올려왔다는 사실에 놀란 누리꾼들은 잇따라 해당 신문사에 항의 전화를 걸었다. 편집국장에게 이메일을 보낸 누리꾼도 있었다.

자 신의 행동이 탄로난 사실을 알게 된 해당 기자는 본인의 명함과 운전면허증을 찍은 사진을 올리며 사과했다. 얼굴 사진과 휴대폰 번호를 그대로 공개한 이 기자는 "한순간의 짧은 글이 이렇게 큰 물의를 일으킬 줄은 몰랐다"며 "백번이고 사과드리고 용서를 빌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 회사와 제 주변에 대한 공격은 제발 삼가달라"고 부탁했다.

기 자의 사과로 마무리되는가 싶었던 논란은 그러나 해당 신문사 편집국장에게 항의 메일을 보냈다는 한 누리꾼이 편집국장으로부터 받은 답장이라며 메일 내용을 공개해 다시 한 번 파장을 낳고 있다. 이 메일 내용에 따르면 해당 신문사는 9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 기자를 퇴사 조치했다.

누리꾼들은 이 사건을 요약한 게시물을 퍼나르며 "함부로 악성 댓글을 달면 안 된다"는 교훈을 공유하고 있다.

게 시물 아래에는 "악플러들은 누구일까, 어떤 사람들일지 궁금했는데 지극히 정상적인 생활인이었네요", "악플을 달면 현실에서 당한다는 사례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있나, 악플러들?", "악플러들 진짜 우리 주변에 있구나" 등의 댓글이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