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목적 사고조사 매진

제기된 사안 철저히 증명

품질상승 아닌 고소 씁쓸

"명장이라면 공익을 위해 일해야 마땅하죠"

자동차 명장 박병일(사진·카123텍 대표)씨에게

현대자동차가 지난 달 고소한 사건에 대해 의견을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현대차가 문제 삼은 '아반떼 엔진룸 누수와 아반떼 에어백 센서,

투싼ix에어백 미전개 사망사고,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 관련 사고'

인터뷰를 하면서 출연료 한푼 받지 않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투싼ix에어백 미전개 사망사고에 대한 의뢰가 들어왔을 땐,

관련 조사를 위해 두 달 넘게 사고차에 매달렸다고 한다.

인터뷰 등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단순히 차량 한 번 훑어보고 말한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당시 사건에서 문제가 됐던 에어백 센서는 아직 박 명장이 보관하고 있다.

투싼ix에어백 미전개 사망사고 뿐만 아니라 현대차 측에서 고소장을 통해 문제 제기한 인터뷰들도

박 명장은 증거 자료 등을 통해 철저하게 증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명장은 "투싼ix 에어백 미전개 사고의 경우, 현대차 측의 말대로 30㎞ 이하로 차가 진행하고 있었다면,

차가 물 웅덩이에 빠졌을 때 차체가 돌아갈 수가 없다"고 전하면서 "

그리고 중요한 것은 차 뒤쪽 손상된 에어백 센서는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아반떼 엔진룸 누수와 관련해서 박 명장은 "엔진룸 메인 배선에 물이 들어가면 주행 중

시동이 꺼질 수 있는 등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멋을 중시하다보니 공학적인 부분을 간과해 방수처리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투싼ix의 에어백 미전개 논란을 놓고, 정황상 결함을 입증한 국과수와 박씨의

검증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자체적으로 검증해 에어백 센서는 정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반떼 에어백 센서도 방수 처리돼 있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측은 박씨가 명장 지위를 이용해 정확한 사실이나 과학적 논리 없이,

자사 제품과 관련해 허위 사실이나 잘못된 정보를 빈번하게 퍼트렸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명장은 "특정 회사의 차에 악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을 이유도 없고, 

단지 '불량 식품을 불량 식품'이라고 말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안전 문제와 직결되는 자동차의 결함을 전문가로서 실험과 검증, 점검을 통해 꼬집었다는 것이다.

박 명장이 현대자동차 제품과 관련해 문제점을 지적한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도, 

그동안 현대차 측에서 문제 해결 협력을 위해서나

불만 제기 등 연락 한 번 없었다는 게 명장의 설명이다.

박병일 명장은 "최근 국내에서 수입차 시장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은

국내 자동차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라며

"현대차의 경우, 위기 개선 해법을 제품 품질 상승이 아닌,

자사의 이익에 반대되는 얘기를 하는 기술자 등을 고소하는 쪽으로

정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씁쓸하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