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에게 있어서 평생 잊지 못하는 슬픈이야기를 한 번 올려보려고 합니다..
저는 아주 평범한 직장생활 8년 차 직장인 입니다. 현재 나이는 33살이고요.
그런 저에게는 아주 소중한 마누라가 있습니다..
저는 20살, 그녀는 18살. 아주 어린 나이에 연애를 시작했었습니다. 서로 많이 아껴주고, 정말 누구보다 서로를 위했지요..
하루라도 얼굴을 못보면 죽을 것 같을 정도로 불타는 연애를 했었습니다. 5년을 사귀면서, 단 한번도 헤어지지 않았고 그녀 외의 다른 여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습니다.
정말 예쁘고 누구보다 착하고 저를 위해주고...
남들은 1년만 사귀어도 권태기가 온다는데 저희 커플은 권태기 한 번 온적이 없었지요.
속궁합도 좋았고, 티격태격 싸우는건 잦았으나 금방 화해하고 마음 속 깊이 사랑했었죠.
그러던 어느 날,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그녀 나이 23살. 8월달의 무더운 여름, 그녀는 가족들과 바캉스를 간다고 차를 렌트하여 휴가를 즐기러 갔었습니다.
잘 놀다 오면 다행이었죠.. 하지만 그 날은 저와 여자친구에게 악몽의 날이었습니다.
신호 대기중에 있었던 제 여자친구 차에 음주를 한건지, 엄청난 속도로 달려와서 정면으로 충돌사고를 낸 겁니다...
그 사고로 제 여자친구는 바로 커다란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고,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달려갔을 때의 상황은 정말 최악이었습니다.
여자친구의 부모님은 두 분 다 그 자리에서 돌아가시고..
경추와 흉추골절로 이송 직후, 상체 하체가 모두 마비된 상태로 몸을 못움직이더군요...
저는 그 날 펑펑 울면서 의사선생님에게 제발 고쳐달라고 빌고 또 빌었지요.
여러차례의 수술 끝에 상체는 회생했으나, 하체쪽은 회생 불가능.......
멀쩡한 그녀가 한순간에 지체장애인이 된 겁니다.. 하늘이 너무 원망스러웠습니다.
이렇게 예쁘고 착한 소녀에게 말도 안되는 시련을 주는 것인지.. 그 때는 그냥 죽고만 싶었습니다..
하루 하루.. 종교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에게 빌고 또 빌었습니다.
제발 완치 하게 해 달라고. 정말 신이 있다면 영혼이라도 바치고 싶었습니다.
저는 일을 마치면 매일마다 병원에 찾아가서 여자친구를 간호했습니다.
어느 날은 꽃도 사가고, 먹을 것도 사고, 생기 없는 여자친구를 웃겨 주려고 분장을 하고 병실 문을 열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체를 못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고, 여자친구는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 버린 상태였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저를 쳐다보는 눈동자에 사랑이 있었다면 그 때 당시의 여자친구는 삶의 희망마저 버린 눈치였습니다..
23살 어린나이에 하체마비..... 저라도 절망적이었을 겁니다.. 저는 하체가 마비가 왔어도 그런 여자친구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웠습니다.
오히려 예전에 못 해 줬던게 생각나서 더더욱 잘 해주어야 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렌트해서 망가진 차 수리비도 열심히 일 해서 제가 다 물었고, 병원비, 수술비.. 제 부모님에게도 돈을 빌리고 은행에도 대출해서 여자친구에게 전부 올인했습니다.
막말로 가족까지 잃은 그녀가 의지할 사람은 저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4년동안 일 해서 모은돈을 전부 그녀에게 바쳤습니다.
누가 보면 미친놈, 병신 이라고 할지 몰라도..... 저는 그녀를 도저히 버릴 수 없었습니다.
교통사고가 있었던 4년 후, 그녀는 휠체어를 타고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저는 집에서 나와, 자취방을 구해 그녀의 가장역할을 톡톡히 했지요.
24시간 여자친구를 돌볼 수 없었기 때문에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밥을 하고 여자친구와 같이 식사를 한 후, 점심, 저녁까지 먹을 수 있게 식탁에 전부 올려두고 직장에 가곤 했었습니다.
제 생활 패턴 전부가 여자친구에게 맞추어 진 겁니다.
여자친구는 그런 제정성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었고 4년이 지나서야 저에게만 웃어주더군요.
저는 그런 여자친구가 너무 고마웠습니다.
연애 초기에는 얼굴만 봐도 웃었지만 그 땐
그녀의 그런 웃음이 이렇게도 소중한건지 알지 못했었습니다.
저는 울면서 그녀에게 정말 잘해주겠다고 그녀의 앞에서 다짐하고... 준비해뒀던 반지를 꺼내어 그녀에게 프로포즈를 했었습니다..
저도 울고, 그녀도 울고...... 프로포즈 한 날은 정말 눈물바다가 됐었지요..
왜 나같은 여자한테 이렇게 잘해주느냐.. 오빠는 나랑 결혼하면 평생 불행할 거야... 그냥 나 버리고 다른 여자만나.. 라고 그녀가 말하는데...
얼마나 슬픈지, 제가 죽는한이 있더라도 여자친구를 지켜줘야 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제 나이 29, 여자친구 나이 27.. 저희는 누구의 축복도 받지 못한 채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정말 행복했습니다. 그녀를 오랫동안 사랑했지만, 어느 때 보다 더욱 그녀가 사랑스럽게 느껴졌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신혼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었습니다.
결혼도 했겠다. 그녀의 아이를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매일 밤 마다 그녀와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임신 소식이 없길래 이상하다 싶어, 그녀를 데리고 산부인과에 갔습니다.
거기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았습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난소의 기능이 저하가 되었다고 하는겁니다.. 쉽게 말해서 아이를 갖기 힘든 몸이 되었습니다.
정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집에 와서 그녀는 미안하다며 펑펑울고.... 저도 막연함에 한숨만 푹 내쉬고...
그래도 임신가능성이 0%가 아니라는 말에 모든 것을 걸기로 했습니다.
"자기야.. 우리 더 노력 해 보자.."
그렇게 우리는 임신이 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총동원 해서, 반년 동안 시도를 한 결과..
드디어 그녀가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산부인과에 가서 임신진단을 받고 임신1주차라는 말을 들었을 땐...
하아... 도무지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끔찍한 과거를 잊고 새 출발 할 수 있는 계기가 저와 제 마누라에게 만들어 진 겁니다.
제 마누라 뱃속에 있는 소중한 생명에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 날 이후, 제 마누라의 성격이 매우 밝아졌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들려주려 하고 태교에 좋은 거라면 뭐든지 다 하려고 노력하고,
저와 제 마누라의 노력의 결실인 아이 때문에라도 저는 더욱 열심히 일했습니다.
임신 8주 차, 저희는 아이의 이름을 미리 지었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우리 아이 이름은 남자면 유성이. 여자면 유정이. 라고 지었습니다.
유성처럼 갑자기 나타났기 때문에 그런식으로 짓기로 했습니다.
여자아이의 이름은 제 여자친구와 저의 이름의 가운데 글자를 따서 지었습니다.
그렇게 임신 20주 차, 저희 아이의 성별이 여자아이란걸 알게되고 매일 밤마다 마누라 배에 귀를 갖다대고,
"유정아. 아빠 말 들려? 들리면 발로 쿵쿵 차봐."
이런식으로 아이와 교감을 나누었습니다.. 비록 가난하고 힘들었지만 마음만은 행복했었지요.
그런 행복이 저희는 평생 갈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를 너무 사랑하고, 사랑의 결실도 생겼겠다. 뭐가 더 무섭겠는가 싶었지요...
하지만....
저희의 두번 째 불행이 그렇게 찾아왔습니다...
임신 9개월 차... 제가 직장에서 일을 하는 도중..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뭔가 싶어 전화를 받는데, 막 비명소리가 들리는겁니다..
전화를 걸고, 말은 하지 않고 비명소리만 지르길래... 괜히 불안해서, 조퇴를 하고 급히 뛰쳐나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그녀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더군요. 휠체어에서 떨어진건지 바닥에 엎어져 있었고 그녀의 주변에는 피가 흥건했습니다.
하혈이 엄청나게 심해서 저는 뭔가 큰일났다 싶어 그녀를 업어 차에 실은 뒤, 급히 산부인과로 달려갔습니다.
....................
..............
산부인과에서 이러더군요.. 혈압이 너무 높고 하혈이 심한 상태이다. 이러다간 산모가 위험할 수도 있다.
그리고 조산을 할경우 사산할 가능성이 높지만, 조산을 하지 않으면 산모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 라고 하더군요.
하아..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주위가 캄캄해 졌습니다.
진짜.. 눈이 고장난 것 처럼 눈물이 주륵 흘러나오고..... 저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제 마누라의 이름과 유정이를 하염없이 불렀습니다....
결국 산모의 목숨이 위험하다 판단하여, 조산을 하기로 결정했고....
그녀는 정신을 잃은 채, 몸 속에 있던 아이를 강제로 출산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측의 말 대로 아이는 사산이 되었고 제 마누라는 살았습니다... 반쪽이 되어 정신이 들은 제 마누라는 허전한 배를 부여잡고 저에게
"유정이 어디있어?? 유정이 얼굴 보고 싶어.."
라고 하더군요. 저는 끝까지 눈물을 참았습니다. 사산한 사실을 곧 바로 산모에게 말하면 쇼크를 받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제 마누라를 보면서.... 이렇게 불쌍한 여자가 세상에 어디에 있을까 싶기도 하고..
제 자신도 너무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막말로 같이 죽어버릴까.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하지만 제 마누라의 얼굴을 보면 그 생각도 귀신같이 사라져버립니다.
죽음? 그런건 솔직히 무섭지 않습니다. 하지만 제 마누라가 죽는걸 생각하니.... 너무
무섭고, 고통스러웠습니다...
저는 마누라에게 숨긴다는 죄책감에 그 날, 병실을 나와 술을 한껏 마셨습니다.
마음속으로는 마누라의 곁을 지켜주고 보듬어주고 싶었지만....
얼굴을 보면 감정조절이 안될 것 같아 천하의 몹쓸놈이 되어보자 라고 생각 했지요.
하루만.. 딱 하루만... 술에 만취해서 모든 걸 잊고 싶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마누라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야위었지만 곤히 자고 있는 모습이 천사같고, 제 눈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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