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태산과 법무법인 한바다의 모티브가 된 실제 로펌이 어딘지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이 많은 거 같습니다.

동료 변호사님들과 이런 얘기로 농담 따먹고 놀고는 하는데 오랜만에 시간도 남는 겸 글좀 써보려합니다.

한바다와 태산은 대부분 생각하시는 것처럼 태평양과 광장을 모티브로 한 것이 맞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바다와 태산, 태평양과 광장 닮은 점이 매우 많습니다.

첫째로, 태산과 한바다가 굴지의 경쟁자라는 설정은 광장과 태평양간의 2위 경쟁에서 그대로 가져왔습니다.

태산이 업계 1위라는 설정이라서 김앤장이라는 분도 몇 있는데, 전혀 아닙니다.

애초에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압도적’ 1위라 애초에 태평양이나 광장과 경쟁상대조차 안 됩니다(매출이 3배 차이..). 

심지어 김앤장은 법률사무소로 개인변호사의 집합체일뿐이지 ‘법무법인’이 아닙니다.

국내 대형로펌의 양대산맥, 영혼의 라이벌 하면 태평양과 광장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2위 자리를 두고 정말 눈물겹도록 치열한 경쟁을 하는데요. 매출액 산정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며 자기가 2위라고 우기는 상황입니다. 

황두용 : 로펌으로 치면 한바다와 태산이죠.

정명석 : 막상막하 숙명의 라이벌인가요?

황두용: 그렇죠, 워낙 다이다이라서 뭐 하나를 고를 수가 없어. 바다냐 산이냐?

정명석 :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권민우 : 부먹이냐? 찍먹이냐?

우영우 : 대왕고래냐? 혹등고래냐?

권민우 : 응?

법조계 종사자라면 이 대사 듣고 모두 '아 ㅋㅋ 이거 광장과 태평양이구'나 하고 웃었을 것입니다 ㅋㅋ

(오해하시는 분이 있을까봐, 물론 광장이 태산처럼 1위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 경쟁구도가 태평양 광장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둘째로, 로펌 이름도 닮았죠. 

태평양과 한바다, 

태산과 광장. 

바다와 육지로 대비되는 게 이름부터 모티브를 삼았습니다.

이건 누구든지 생각했을 겁니다.

셋째로, 로고 색깔도 같습니다. 

8화 우산 경쟁에서 볼 수 있듯이, 태산은 붉은색, 태평양은 푸른색을 대표색으로 삼습니다.

실제 광장, 태평양 로고도 아래 보는바와 같이 붉은색과 푸른색입니다.

실제 해당 로펌 회의실도 비슷한 색깔로 꾸며져 있다고 합니다.

넷째, 회의실의 고래사진(태평양의 회의실), 우영우의 지원서(광장의 실제 지원서 양식)를 그대로 차용한 것으로 보아서는 실제로 작가는 태평양, 광장으로부터 자문 및 영감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로펌은 십년 전부터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고, 최근에는 연봉 경쟁도 하며 월급 인상을 하기도 했죠.

특히 태평양은 '송무'분야(특히 형사송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고, 광장은 M&A 등 '자문'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걸로 유명합니다.

한바다가 공익 사건을 많이 하는 걸로 나오는데, 실제로 태평양은 공익소송 시간이 많기도 합니다. 

반면 광장은 공익사건은 거의 안하는 것 같네요(공익활동 시간이 대형로펌 중 하위권). 

두 로펌은 분위기도 다른 편입니다.실제 태평양은 두루두루 잘지내고 인싸 느낌의 로펌이라면, 광장은 굉장히 조용하고 학자 같이 학구적인 사람들이 많은 편입니다. 

참고로, 다른 점을 말씀드리면

- 극중 한바다, 태산 모두 세습하는 로펌으로 나오는데, 태평양과 광장은 모두 세습 없는 로펌입니다. 이 점은 현실과 다른 점이죠.

- 대형로펌 대표는 모두 남자라는 점도 현실과 다르네요.

- 송무팀 직원과 교류는 많지만, 함께 법정에 출석하진 않습니다.

- 실제 대형로펌은 동시에 여러 사건을 맡기 때문에 한 사건만 계속해서 집중할 수는 없는 구조입니다.

- 그리고 대부분 권모술수 권민우 같은 변호사가 많습니다...ㅎ 매우 현실적인 인물..

- 신입 변호사는 대부분 2학년, 3학년에 미리 컨펌을 받아 입사합니다. 우영우는 약간은 특이 케이스인 것이 맞습니다.

현직 변호사로서 정말 재밌게 보고 있고, 

저도 가고 싶었던 대형로펌이라 이렇게 분석도 하게 되네요 

작가가 이런 법조계의 경쟁구도까지 잘 리서치 했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모두 즐감하시길

출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