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600415?sid=104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참사 이후 탈원전 정책을 고수해온 독일이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로 인해 연내에 탈핵을 달성한다는 방침에서 후퇴할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전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몇주 안에 일부 원전의 가동 연장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요아힘 뷜러 독일 기술검사협회(TUEV) 대표는 27일 일간 <빌트> 인터뷰에서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원전 세곳의 재가동이 가능하다. 전력망에 다시 연결할 수 있는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원전 세곳과 올해 가동 중단이 예정된 원전 세곳의 가동 기간을 3년 연장하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어 “원전 재가동엔 몇년이 아닌 몇개월이나 몇주가 걸릴 것으로 본다”며 “재가동이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는 정치적 의지에 달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독일 기술검사협회는 자동차, 전자제품, 원전 등 산업 제반 분야에 걸쳐 안전과 품질에 관한 인증 업무를 관할하는 민간 공인인증기관이다. 그는 15일 <로이터> 통신에도 “원전의 상태는 기술적으로 매우 좋다”며 “10년마다 실시하는 광범위한 점검을 몇달 안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해 독일에 공급해온 천연가스 양을 27일 평소의 20%까지 줄이면서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신호등 연정’ 내에서도 위기 극복을 위해 원전을 포함한 모든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법에 따르면, 독일은 네카르베스트하임 2호기, 엠슬란트, 이자르 2호기 등 현재 가동 중인 세 원자로의 가동을 멈추고 올해 안에 ‘완전 탈핵’을 달성해야 한다. 이 세 원자로는 현재 독일 내 총 전력생산의 6%를 차지한다. 원전 가동 찬성론자들은 이 원전을 계속 가동하고, 이미 가동을 멈춘 몇몇 원전을 재가동하면 러시아의 위협에 좀 더 잘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도 26일 독일에서 원전 연장은 더 이상 금기어가 아니라고 전했다. 자스키아 에스켄 사회민주당(SPD) 공동대표는 25일 독일 언론에 “에너지 위기를 타개하는 데 ‘레드라인’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하엘 크루제 자유민주당(FDP) 의원도 <빌트> 인터뷰에서 원전 “가동은 2024년 봄까지 연장돼야 한다. 우리는 전력 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용해야 하며 원자력 발전소는 그 일부”라고 말했다.
40년 동안 탈핵을 주장해온 신호등 연정의 또다른 축인 녹색당 내 분위기도 최근 들어 바뀌고 있다. 카트린 괴링에카르트 독일 연방의회 부의장(녹색당)은 공영방송 <아에르데>(ARD)에 “진짜 (에너지) 응급상황이 닥치면 병원들이 수술할 수가 없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어떤 대안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국가 전력망의 한계점검 시험인 2차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오는 몇주 안으로 원전 폐지를 고수할 것인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22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기다린 뒤 명확한 사실에 근거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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