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서는?25일 오전 7시30분 서구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던 A(70대) 씨가 5층에서 투신해 목숨을 잃었다고?26일 밝혔다. 경찰은 병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유족에 따르면 A 씨와 그의 아내 B 씨는 두 달 전 이 병원에 동반 입원했다. B 씨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던 A 씨를 자택에서 간호했으나, 몸이 쇠약해지면서 남편과 함께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A 씨는 자식들과 병원에 “내보내 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 자식들은 아버지가 거동이 불편한 데다 대·소변 가리기도 어려워 어머니 퇴원할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그는 자식들에게 “내보내 주지 않으면 죽어 버리겠다”는 얘기까지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병원의 시설물 관리 소홀에 문제를 제기했다. A 씨가 뛰어내린 피난 구조대(화재 시 창문 밖으로 설치하는 미끄럼틀) 연결 창문이 너무 넓고 심신미약자도 쉽게 열 수 있는 수동 형태인 데다 상시 관리 인력이 없어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유족 C 씨는 “5층은 치매나 우울증 환자가 많은 곳인데, 관리가 소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가족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극심한 상실감에 빠졌다. C 씨는 “내일(27일) 발인인데, B 씨에게 사고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충격으로 건강을 해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병원은 억울하단 입장이다. 사고 당시 간호사가 주변에 있었으나,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정해진 규정대로 설치된 소방시설과 창문이다. 이런 일이 발생해서 유감스럽다”고 해명했다.
소방청의 피난기구 화재안전기준을 보면 피난 구조대는 화재 시 탈출에 용이한 창문 크기(가로?0.5ｍ 이상·세로 1ｍ 이상)의 제한만 있을 뿐이다. 설치 위치나 창문의 종류에 별도의 규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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